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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에게는 때가 있다카테고리 없음 2024. 10. 25. 09:26
직장생활 20년
길다고 느낄수도 있겠지만
마흔을 훌쩍 넘어 쉰을 바라보는 나이, 혹자는 아직도 버티고 있냐고 하지만 누구나 이 정도의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재미있거나 재미없거나
성공이거나 실패이거나
잘적응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20년을 훌쩍 넘긴 시간 어떻게 버틴 직장인데, 이대로 그만둘수는 없다는 생각에 최근 3개월은 전전긍긍하며 우울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같이 가슴 철렁거리는 일을 겪으며 타로카드를 구입해 매일의 운명을 점쳐 보기도 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퇴직이후의 삶에 대한 유튜브를 보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이전에는 차마 보지 못했던 참혹한 그림작품에 감동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처참한 표현이 드글드글한 소설도 '이게 현실은 아니잖아'라고 생각하면 두려울것도 잔상이 남을 일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별거아닌 걱정, 분노, 슬픔을 자꾸 뒤집어 파려하면 가라앉은 진흙이 온통 하늘로 치솟아 맑은 호수를 흙탕물로 만들듯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그럴때는 그 흙탕물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다
어차피 걱정은 일어나지 않는 일, 해결할 수 없는 일
더이상 버둥대지 않고 흙이 물 아래로 가라 앉길 바라며 가만히 있는 것이다
취미
왠지 상당히 촌스럽게 느껴지는 단어가
지난 3개월 나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끌어내는 그 모든 일로부터 나를 건져 주었다
그거해서 돈 벌수 있겠냐는 비아냥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던 취미
좋아하는 일을 하면 괴로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해준 취미
이제 2년을 투자, 10년을 투자하면 취미도 나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욕심도 내보던 그 취미생활
사람에겐 저마다의 때가 있다고 말한 작가 키리에 아사코의 말이 큰 위안이 되는 하루였다
2024년 현재 73세인 그는 61세 작가로 데뷔했다. 그는 52세에 구슈대 대학원에 진학해 생명윤리학과 철학을 공부해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에는 배운 것을 일에 활용하려고 모색하던 중, 2010년, 59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큰 충격과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나처럼 암에 걸린 사람들이 일본 전국에 많을 텐데, 그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병실에서 지내는 동안에 “써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한 행동을 하기 위한 경지에 오르려면 나는 아직도 멀었다
키리에씨처럼 바로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늘 생각에만 머무르는 내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설레임은 머무른다
각자에게는 때가 있다
아직은 아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