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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의 에튀드 교재 활용법카테고리 없음 2024. 12. 17. 10:32
난 에튀드 교재를 참 좋아한다
초딩때 피아노 배울때도 하농을 좋아했다. 메트로놈 켜두고 박자 맞추는것도 좋아했고 부점 연습도 좋아했다
뇌를 안쓰고 손가락만 움직여도 되는게 편했던거 같다뭔가 곡을 연습하면, 중간에 틀릴때 엄청 스트레스 받는 유형인데, 하농은 패턴만 익히면 틀린다는 공포는 없어서 좋아했다
다만 워낙 어릴때 배운거라 하농이 내 피아노 인생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바이올린은 다르다.
에튀드 교재를 하면서 에튀드가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준다는 걸 확연히 느끼고 있다난 시노자키로 바이올린을 배운지라, 초반에는 에튀드 교재 없이 시작했다.
시노자키 교재 속에 카이저, 흐리말리, 셰브직 연습곡이 포함되어 있어서 대신 그 효과를 봤다
시노자키 2권 중간즈음 가면 카이저 연습곡과 흐리말리 음계가 나오는데 진짜 한 곡도 허투로 넘어가지 않고 꼬박꼬박 연습했다
그때 흐리말리 음계가 나오는 페이지를 너무너무 싫어했는데(시노자키 중간즈음에 2페이지 나온다)
스케일(음계) 연습을 하면서 왼손 모양이 많이 교정되었다
난 손톱이 길고 손끝살이 없는 칼손 유형이라 손을 많이 눕혀서 잡다보니 힘도 많이 들어가고 겹음을 잡을때, 두 줄을 같이 잡을 때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꾸역꾸역 스케일 연습하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어렴풋이 터득하기 시작했다
물론 왼손모양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비브라토를 배우면서 손가락 관절을 폈다 오므렸다 해야 하는데 살짝 지판에 눕혀잡는 왼손 모양이 비브라토에 방해가 되고 있어 또 고쳐야 한다
시노자키 2권 진도가 끝나고
스즈키 3권으로 들어갔는데, 스즈키는 그냥 단순히 곡의 나열이다
기본기에 도움이 되는 해설들이 교재에 잘 설명이 되어 있긴 하지만 레슨쌤도 스즈키 교본을 통해서 자세하게 가르쳐 주시기 보다는 그냥 넘어가시는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의 케이스는 레슨쌤이 '이 사람이 진도를 잘 따라갈만큼의 기본기를 다지고 있는가를 스즈키를 통해 테스트하시는 느낌'이다
실력이 올라간다는 전제 아래 스즈키는 그 실력에 맞는 곡을 난이도 별로 구분해 놓은 느낌
아..초반에 시노자키 1권 후반에 호만이라는 교재를 했는데, 당시 레슨받던 쌤이 바뀌면서 호만은 뒷부분에 3분의 1정도만 하고 안했다
호만에 대한 기억을 적자면, 크게 어렵지 않은데 GDAE현 연습을 고르게 할 수 있고, 선생님과 합주를 할 수 있어서 재미있는 교재이다...정도 인듯 하다.(시노자키1권보다는 호만이 훨 재미있었다)
정리하면
시노자키1권+호만
시노자키 2권
스즈키3권+서드포지션+셰브직+볼파르트
스즈키4권+서드포지션+셰브직+볼파르트
스즈키5권 +서드포지션+셰브직+볼파르트
요렇게 해오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에튀드를 살펴보면
셰브직(셰프치크)은 보잉테크닉 위주로 한다(아직 페이지 완전 초반인지라)
매우 단순한 리듬을 여러 보잉테크닉을 구사하면서 반복 연습하는 건데
이걸 한다고 보잉이 좋아질까 할만큼 매우 단순하지만 연습하다보면 이렇게 쉬운것도 안된다고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서드포지션
말그대로 서드포지션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 선택하는 교재이다
스즈키4권에서 서드포지션의 벽을 만나고 그만두는 취미생들이 많은데 나의 경우는 서드포지션이 이상하리만큼 재밌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절대음감이 아니어서 1포지션할때도 음정이 가장 어려운 난제였는데 이상하게 서드포지션은 쉬프팅도 넘 잼있고 쉬프팅하고 도착하는 음들도 곧잘 맞아서 서드포지션에 대한 어려움은 크게 없었다단, 포지션 이동 후 엄지손가락과 각 손가락의 위치가 제대로 고정되어야 하는데(특히 반음들) 대충대충해서 지적을 늘 받는다
요즘은 서드포지션 음계(스케일) 연습을 몇 주째 하고 있다. 한주에 한줄씩 하고 있는데 한페이지의 끝이 서서히 보인다그래도 시노자키2권에서 스케일좀 했다고 각활쓰느거랑 4개음표 슬러는 곧잘되는데 문제는 16개 음표 슬러....
단단한 소리는 언제쯤 나려나
볼파르트
시노자키2권에 카이저 연습곡이 나오는데 그거 연습할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에튀드다(하농 느낌)
볼파르트 연습 곡을 하나하나 완성할때 마다 뭔가 실력이 늘어나는 느낌이 마구마구 솟는다
안되던 스즈키 곡도 볼파르트 연습하고 나면 갑자기 되는 신기한 현상을 겪게 된다
서드포지션+셰브직+볼파르트
이 3개의 에튀드 교재가 아직 다들 진도가 절반도 안나가서명확하게 교재의 특징을 아직은 추리기 어려운 단계이지만(또 꽤 오래도록 할거 같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교재들이다
한시간정도 연습한다고 치면 에튀드 교재들로 3분의 2정도 연습하고 3분의1은 스즈키 곡을 연습하는 듯 하다
점점 스즈키 곡이 어려워져서 스즈키 연습 시간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나는 에튀드 연습이 재미있다
곡을 연습하면 소리가 안 예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라...도대체 언제쯤 동요같은 느낌이 사라질런지...
에튀드 교재를 좋아하는 건 아마도
처음엔 안되다가 몇번연습하면 틀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소리따위는 신경안쓰는 ㅋㅋㅋㅋ)이 가장 매력적이다
반면 '곡'을 연습하면...소리를 에쁘게 내야 한다는 강박에는 빠지나 현실은 늘 깽깽꺵이라 완곡해도 연습량대비 보람이 좀 덜한 느낌
다만 개인적으로 흐리말리는 그닥 하고 싶지 않다
시노자키때 스케일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지라레슨쌤이 흐리말리 교재를 살짝 언급했는데, 내 표정이 순간 얼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언젠간 하겠지?
흐리말리 고급 버전으로 칼 플레쉬가 있던데
학원 교재 보관 서재를 보면 빨간색의 칼 플레쉬가 꽂혀 있는데 왕 뚜거운게 고급지더이다
칼 플레쉬 하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