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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킹맘 에게 #취미생활 이란
    오월 2022. 9. 8. 10:52

    요가는 뇌를 맑게 해줘서 좋다.(사진=pixnio)

     

    "운동을 해, 저녁에 한시간정도 하고와 내가 집에 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피곤해하는 기색을 보이면 늘 남편이 했던 말이다.

    피곤=운동부족. 이라고 여기는 남편은 평소 운동을 너무너무 싫어하는 나에게 늘 운동을 권했다.

     

    운동을 못하지 않으나, 운동을 너무도 싫어하는 것이 나라는 인간이다.

    부모님께 좋은 유전자를 받아 건강한 체질이고 곧잘 몸을 잘 쓰는 편이다. 

     

    뭐 대충 하는 운동이라면

    어릴때 배드민턴 선수를 잠깐 했고, 달리기도 잘하는 편이라 계주도 좀 뛰었고, 대학교때 수상스키 수강도 했고, 스키는 강습 받지 않고도 대충 탄다. 대학교때 헬스장 코치랑 친해서 열심히 헬스장을 다녔고, 1년 넘게 필라테스하다 지금은 가격 부담에 요가를 하고 있다. 골프도 20년 전에 배워서 부담없이 라운딩 하고 있고(골프...진심 내가 너무 싫어하는 운동이다..할말 많지만...패스)아..다만 수영은...물공포가 있다. 대학교 때 6개월 정도 배웠지만 깊은 물에서는 절대 수영 못한다. 특히나 바다에서의 수영은 절대 금물이다. 난 파도 소리가 무서워서 바닷가 산책도 못한다.(어릴때 바다 낚시 다니던 아빠 따라다니다 몇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참 여러가지 말을 적어 놓았지만 결론은...난 운동을 너무너무너무(백만번) 싫어한다. 땀 흘리는게 너무 싫다. 등산처럼(등산도 너무너무 싫어하는데..못한다고는 안했다. 참고로 산골소녀 출신..해발 800m 거주자였음) 어느 시점에 땀샘이 폭발하는 순간 온 몸에 물집이 잡히는 특이한 체질이라 운동, 진짜 너무 싫다.

     

    그런 나에게 자꾸 운동을 하라하니 남편과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비교적 땀이 잘 안나는 필라테스나 요가는 잘 맞는 편이고,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건 또 좋아라해서, 조근조근 움직이는 운동은 대체로 하려고 한다. (출퇴근길에 자전거타기, 미니보드나 롱보드 타기, 공원 한바퀴 걷기, 숨쉬기? 이런거? ㅋㅋㅋ)

     

    하지만 역시나 뭔가 부수적인 일을 한다는 것은 워킹맘에게 사치이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었던 나는 아이가 열살이 되도록 늘 도우미를 썼다. 아침저녁으로 도우미 이모님이 육아를 도와 주셨지만, 사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의 등원과 아침 준비에 쫓기다(이모님이 계셔도 어느정도는 내가 해야 하는 몫이 있다) 출근하기 바쁘다. 저녁 시간 이모님과 바통터치하는 시간은 공식적으로 저녁 8시이지만 정말 그 시간에 딱 맞춰 퇴근하면 눈치가 보여, 늘 칼퇴후 이모님은 일찍 집에 보내드리곤 했다. 집에 7시쯤 들어오면 청소를 하고 내 저녁밥을 먹고, 남편의 저녁을 차려주고, 다시 설겆이 하고 청소하고, 아이와 놀아주거나 학습을 체크하고, 아이를 씻기면 10시가 된다. 8시 이후의 모든 일을 남편에게 맡기고 운동을 하러 갈수도 있지만, 골프 연습이라도 가려하면 아이가 따라 나선다(아이는 아빠와 단둘이 있는걸 싫어한다. 아빠와 둘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방법은 단하나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이다)

     

    시간은 쪼개면 쪼갤수 있지만 마음의 여유가 안생기다 보니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동을 해야한다면 늘 점심시간에 했다. 점심을 굶고 운동..그것도 업무 담당자들과 점심 미팅이 있으니 개인적으로 점심 시간을 쓰는건 일주일에 한두번이 최대다.

     

    얼마전 바이올린을 새로 시작하면서 퇴근 이후 일주일에 한번 레슨을 받고, 퇴근 후 바이올린 연습을 시도해 봤다.

    아이는 6시부터 전화해 언제오냐며 성화이고, 연습후 7시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부랴부랴 가면 이미 늦은 저녁 시간이 된다. 뒤늦게 나는 밥을 먹고, 다시 청소를 하다보면 아이를 씻길 시간이 된다. 아이와 대화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고, 학습을 봐주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아이의 수면 시간을 뒤로 늦출수는 없다. 늦어도 10시 반 이전에는 재우려한다.

     

    어제는 산만한 아이에 대해 남편이 걱정을 늘어놨다. 아이는 학교 과제가 많다고 스트레스 받는다며 수학 문제지 한장을 2시간째 붙잡고 있었다. 결국 뒤늦게 퇴근한 내가 밥도 못먹고 아이를 다독여서 겨우겨우 숙제를 끝냈다. (남편...뭔가 내 시간을 가지라며...도와준다고 하지 않았니?)

     

    짜증이 폭발한 나는 남편에게 아무래도 요가와 바이올린을 병행하는 건 무리라고, 어쩌면 바이올린 배우는 일도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은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해봐'라고 했지만 적극적으로 말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 너가 이전처럼(바이올린을 배우기 전처럼) 집에 일찍와 아이를 봐주는게 좋긴 하지....라는 속마음이 들리는 듯 했다. 

     

    결국 요가는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 바이올린은 너무너무 재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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