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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바이올린 #4개월 #얼마나 늘었게클래식 2022. 12. 13. 13:47
9월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이제 4개월째로 접어든다.
대부분 스즈키로 시작하지만 나는 시노자키로 시작했다. 연습할때 스즈키도 연주해본다. 간혹 유튜브에서 3개월만에 스즈키 1권을 마쳤다는 취미생들을 보았는데 각현의 충분한 활연습과 운지가 안된상태에서 스즈키 1권을 어떻게 3개월만에 마스터하는지 궁금하다.
시노자키 1권은 100번이 넘는 곡이 있고 나는 4개월차에 접어드는 첫주 99번을 연습하고 있다.
바이올린을 시작한 이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진도'라고 한다.
경쟁사회에 익숙한 한국인으로서 내가 어느정도의 위치인지, 남들보다 얼마나 잘하는지 확인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진도빼기'에 있지 않을까. 물론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쉽지 않은 탓에 너무 정석(?)대로 하면 흥미를 금방 잃어버릴 수 있어 어느정도 대충대충(?) 넘어가는 진도 빼기도 필요해 보인다.
나역시 내가 연습한 모든 곡을 완벽하게 마스터 한건 아니다. 1번과 3번, 2번과 3번, 2번4번 손가락을 동시에 누르면서 현을 이동하는 연습이 있는데, 2번과 3번 손가락이 벌어지지 않은 탓에 대충 넘어갔다.(언젠가 되리라)
4개월이 된 시점에서 어느정도까지 발전했을지, 대충 4개월이라는 시점에서는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는지 궁금해 하는 많은 이들에게 언젠가는 알려줄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 기록을 남긴다.
저마다 환경과 여건이 다르니, 나의 여건을 적자면
아직 바이올린도 악보도, 내것이 없다. 학원의 것을 이용한다. 그 이야기는 연습은 학원에서만 이뤄진다. 일주일에 1-2번 정도 연습을 한다. 연습시간은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이다.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직장인이자 워킹맘으로서 시간내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아직 바이올린을 익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탓에 안좋은 습관이 생길까(활 잡는 자세나 손가락이 틀어지거나 왼쪽 어깨에 바이올린을 올려두는 자세가 틀어지는) 우려돼 내멋대로 연습하는 것은 피하고 있다. 잘못된 동작을 오래 연습해서 몸에 굳어지면 오히려 연습을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간혹 바이올린 연습을 하면 손가락, 팔, 허리, 어깨 등 온 몸이 아퍼 바이올린을 그만 뒀다는 사람이 있는데...연습을 많이 안하면...그런 증상은 없다.
레슨 시간은 30분이다. 처음엔 레슨시간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는데, 연습도 안하는데 레슨으로 진도만 나가는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다른 이들보다 바이올린 배우기에 있어 유리한 점이 있다면, 어린시절 피아노를 배워 악보보는 건 익숙하다.
바이올린은 오른손 계이름만 보면 되니까 한눈에 들어오고, 계이름 외우기도 쉽다. 왼손과 오른손을 따로 움직이게 하면서 한번에 다섯손가락을 나누거나 동시에 누르며 여러 화성을 처리해야 하는 피아노에 비하면 정말 악보보기는 너무나도 쉽다. 바이올린 주법과 관련된 기호는 피아노랑 다르지만 기본적인 음악기호들은 그대로 사용된다.
그 외는 다른 이들과 동일하다. 바이올린을 배워본적 없는, 그냥 배우고 싶다는 해맑은 정신으로 덜컥 학원을 등록한 취미생이다. 원대한 목표따위는 없다. 비브라토에 익숙해 져서 서정적인 곡 하나 쯤은 남들 앞에서 자신있게 연주하고 싶다 정도 인듯하다.
4개월이 된 시점, 운지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졌고 팔꿈치를 좀더 안쪽으로 들여 넣고 왼손 엄지의 자아를 죽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왼손 손가락이 짧고 2번과 3번 손가락이 따로 놀지 못해 고생을 했으나 지금은 크게 문제되는 느낌은 아니다.
예쁜 소리를 내려고 나름 애쓰는 편인데 좋은지 안좋은지 모르겠다. 선생님은 칭찬을 해주시지만, 다들 알겠지만 취미생은 늘 선생님에게 무한의 칭찬을 듣는다.(너 그만두면 안된다...잘한다잘한다.오구오구)
시노자키 1권의 99번을 연습하고 있고, 뭐 대충 동요나 영화 OST 악보가 있으면 연주는 가능하다. 부드럽고 깔끔한 소리, 디테일한 강약의 조절..뭐 그런건 안되지만
결국 문제는 활쓰기다. 뭔가 소리가 깔끔하지 않다 싶어 거울을 보면 올곧게 90도를 유지해야 하는 활이 살짝 사선으로 기울어져 있다. 중간활과 아랫활을 쓸때 그 정도가 심하다. 첨엔 팔로만 움직이다 이제는 손목을 쓰긴 하는데 올림활 할때는 손목이 좀 움직이는 것 같은데 내림활 할때는 손목에 관절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즈키로 배웠다면 스타카토를 배웠겠지만 아직 나는 스타카토를 배우지 않았다. 샵이나 플랫이 붙은 단조 곡도 아직 배우지 않았다. 바이올린 음계 원리는 아니까 소리 내는 건 어렵지 않다. 이음줄도 배웠는데 이음줄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음줄이 편하다.
아직 12월의 2번의 수업이 남아있는데 4개월을 마치고 나면 영상 기록을 남겨 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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